[행사 소식] 2026 대한경제 건설자재 세미나:100년 장수명 주택 시대와 건설자재 산업의 과제
관리자 2026-06-11

지난 6월 9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한경제신문 주최로 ‘2026 대한경제 건설자재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100년 장수명 주택 시대와 건설자재 산업의 역할’을 대주제로, 장수명 주택을 정책·재료·환경 세 관점에서 조명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양대학교, 공주대학교 소속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서 골재에서 콘크리트, 시멘트로 이어지는 건설자재 밸류체인 전반의 과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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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현장, 사진: 삼표


장수명 주택, 선택이 아닌 방향

첫 번째 세션에서 양현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장수명 주택의 정의와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장수명 주택은 선택이 아니라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확산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에는 공급 감소와 노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전국 주택 인허가는 2021년 54.5만 호에서 2024년 42.8만 호로 3년간 12만 호 이상 줄었고, 같은 기간 준공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 비중은 12%에서 22%로 빠르게 높아졌다. 신규 공급이 줄고 노후 주택이 늘면서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확대되지만, 철거 후 신축은 대규모 건설폐기물과 높은 탄소배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장수명 주택은 내구성·가변성·수리 용이성·장기 사용성을 갖춘 주택으로, 구조체는 오래 사용하되 내부 공간과 설비는 쉽게 교체·변경하도록 설계한다. 일반 공동주택과 비교하면 생애주기비용(LCC)을 최대 18% 절감하고, 건설폐기물을 약 85%, 탄소배출량을 약 39.5%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제도와 시장의 간극은 크다. 현행 주택법은 1,0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장수명 주택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인증 주택 약 200만 가구 중 양호 등급 이상은 1.7%에 그쳐 대부분이 형식적 최저 기준만 충족하는 데 머물러 있다. 양 연구원은 인센티브와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의 실질적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수명 주택의 출발점, 골재

두 번째 세션에서 양현민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교수는 골재와 콘크리트 품질이 주택 수명을 좌우한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장수명 주택의 시작은 콘크리트, 콘크리트의 시작은 골재”라고 정리했다.

콘크리트는 골재가 70~80%, 시멘트 페이스트가 20~30%를 차지해 품질이 시멘트보다 골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내구성은 공극과 직결되며, 공극이 늘면 투수성이 높아지고 물·염화물·이산화탄소가 침투해 철근 부식과 구조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국내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은 약 30년으로, 영국(128년), 미국(70년), 일본(50년) 등 주요국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양 교수는 그 원인의 하나로 선별파쇄 골재 사용 증가를 지목했다. 산림골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터파기·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별파쇄 골재 비중이 늘고, 토분이 다량 포함되면 골재와 시멘트의 부착력이 떨어지고 수축·균열이 증가한다. 실제 골재 품질검사 불합격률은 2023년 5.3%에서 2024년 11.4%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높아졌으며, 불합격 사례 중 선별파쇄 골재 비중이 62%에 달했다.

대안으로는 우수 골재를 별도로 인증해 장수명 주택과 초고층·프리미엄 단지, 국가 인프라에 우선 적용하는 민간 고품질 골재 인증제, 그리고 골재 최대치수를 기존 25mm에서 20mm로 축소해 균일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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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발표 현장, 사진: 삼표


건설 탄소중립의 열쇠, 시멘트 혁신

김진만 공주대학교 그린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 과제를 다뤘다. 그는 “건설 분야 탄소중립의 열쇠는 시멘트 혁신”이라고 단언했다. 시멘트 산업은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약 6%, 산업부문의 약 13%를 차지한다. 배출 대부분은 클링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석회석의 탈탄산 반응과 1,450℃ 이상 고온 소성이 시멘트 부문 배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여기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에 사실상 탄소관세가 부과되면서, 탄소 감축은 ESG 차원을 넘어 수출 경쟁력과 생존의 문제로 전환됐다.

김 교수는 단기 과제로 혼합재 대체율을 현재 약 10%에서 2050년 2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로슬래그·플라이애시·석회석 미분말을 활용해 클링커 비중을 줄이는 것이 가장 즉각적인 감축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선진국 대비 30~50% 수준에 불과한 국내 레미콘 단가가 저가 수주와 저탄소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원자재 가격 연동제를 통한 단가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순산소 연소·LEILAC 등 CCUS 기술과 수소 등 무탄소 열원으로의 전환을 꼽았다.

장수명 주택은 시멘트 탄소중립과도 맞닿아 있다. 수명이 길수록 철거·신축 횟수가 줄어 신규 시멘트 생산과 폐기물이 감소하고(배출 저감), 콘크리트가 사용되는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고정하는 탄산화(carbonation) 효과로 탄소 저장 기간도 길어진다(흡수 증가). 생산 단계의 저탄소·혼합 시멘트와 사용 단계의 장수명 주택을 결합하는 것이 2050 탄소중립의 핵심 경로로 제시됐다.


품질과 탄소가 가르는 건설자재 산업의 미래

이번 세미나는 장수명 주택이 단순한 주택 정책이 아니라 고품질 골재, 고내구성 콘크리트, 저탄소 시멘트를 기반으로 한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임을 보여줬다. 품질과 내구성, 탄소 저감이 건설자재 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면서, 시장은 기존의 저가·물량 중심 구조에서 품질·탄소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장수명·탄소중립 정책이 확산할수록 고강도·고내구성·저탄소 특성을 갖춘 고부가가치 콘크리트(VAP)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골재 품질관리 역량과 안정적 공급체계, 저탄소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에게 이러한 전환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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